[젠더 기획특집] 젠더이데올로기의 뿌리와 흐름 이해하기 1



들어가면서

아래 그림책은 Gayle Pitman의 “This Day in June”이라는 5세용 그림책 중 일부인데 게이 퍼레이드에 대한 내용임을 알 수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 출판된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LGBT)의 경험을 훌륭히 전달한 책에게 수여하는 상인 Stonewall Book Award에서 2015년 최고의 어린이와 청소년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아래는 2017년 공영방송 EBS가 제작해서  하루 방문자만 2만명이 넘는 인기 초등학생용 온라인 학습 콘텐츠인 “스쿨잼 블로그”에 “우리의 친구 성소수자”라는 제목으로 게재된 카드뉴스 내용의 일부분이다. 성전환 수술을 미화시키고 동성애도 이성애처럼 자연스러운 것이다라고 표현하고 있다. 



아래는 2012년도 교학사에서 출판된 『생활과 윤리』라는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렸던 내용이다. 고등학교 사회탐구 영역에서 '생활과 윤리' 교과는 수능 시험 문제가 쉽다는 이유로 학생들이 많이 선택하는 교과인데 91~93쪽에서 성적 소수자 문제를 다루면서 친동성애자들의 동성애 옹호 주장을 일방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동성애에 대한 인식을 왜곡, 미화하며 조장할 의도로 보일 만큼 극도로 편향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호기심 많은 청소년을 동성애자의 세계에 노출시키며 동성애 확산을 초래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일이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좀 더 나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 선행학습 시키고 학원 보내는 데에 몰두하고 있는 사이에 우리 자녀들은 비도덕적인 성교육에 무분별하게 노출되어 있다. 버젓이 공교육 현장에서 이러한 비도덕적이고 비윤리적인 행태들이 “교육”이라는 명목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순진한 아이들을 세뇌시키며 동성애 확산을 초래하고 있다. 

 

젠더 기반 교육은 엄청난 국가의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성교육을 지원하는 성인지 관련 예산으로 2020년에 31조 7천억원이 책정되어 있는데 일자리 예산으로 25조가 잡혀있는 사실과 비교해 볼 때 어마어마한 금액이 아닐 수 없다. 이 예산을 활용하여 각종 여성단체들은 남녀 이외에도 다양한 성이 존재하며 자신의 성을 고를 수 있다고 교육하고 있으며 성 도덕이 배제된 무분별한 성행위를 조장하는 교육을 하고 있다. 이러한 잘못된 예산정책과 성교육으로 인해 우리 아이들은 잘못된 가치관과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인 행위들이 자연스러운 것인 것처럼 서서히 세뇌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교육과 예산 정책 뒤에는 현재 사회를 혼란 시키고 많은 사람들을 당혹게 하는 젠더 이데올로기가 자리 잡고 있는데 이 젠더 이데올로기를 뒷받침하는 이론들은 생각보다 그 뿌리가 매우 깊고 오랜 기간에 걸쳐 사람들의 가치관에 깊숙이 스며들어왔다. 그래서 본 논고는 3회에 걸쳐 젠더 이데올로기의 뿌리와 이론적 흐름을 짚어보고 이와 관련해서 다음 세대를 위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교육의 방향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1회에서는 젠더 이데올로기의 뿌리라고 볼 수 있는 맑시즘과 그 후속주자 네오 맑시즘에 대해 살펴보고, 2회에서는 젠더 이론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후기구조주의를 다루며 마지막 회에서는 젠더 이론의 전초전 역할을 한 페미니즘과 함께 90년대에 본격적으로 등장한 젠더 이론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맑시즘(마르크스주의)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사상적 뿌리를 맑시즘에서부터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중반 유럽 서구사회는 산업화가 한참 진행 중이었고 이로 인해 자본이 있는 자와 없는 자의 빈부의 격차가 큰 문제점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는데 이 사회적인 현상을 크게 문제 삼은 사람이 있었으니 그가 바로 칼 마르크스(1818-1883)이다. 마르크스는 자본주의 내의 계급 충돌은 불가피하다고 보았는데 이 충돌은 노동자 계급(프롤레타리아)의 사회화된 생산의 잉여 생산물을 소수의 자본가 계급(부르주아지)이 착취하여 사적으로 소유함으로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모두가 함께 생산하고 공유하는 절대적인 평등사회를 꿈꾸었는데 그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동자계급의 혁명을 통해 이러한 불합리한 자본주의 구조를 전복시켜 모든 생산의 결과물을 동등하게 나눠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럴듯한 마르스크의 주장에는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는데 그 중 두 가지를 짚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 마르크스가 주장하는 이 계급적 갈등의 해결책인 노동자계급의 혁명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폭력도 마다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혁명의 폭력성이 20세기에 들어와 러시아, 중국, 북한, 동남아시아, 동유럽 등의 여러 국가에 상상 이상의 고통과 파멸을 초래했는지 우리는 역사적 사실을 통해 다 알고 있다. 그리고 마르크스주의의 또 다른 위험성은 가족과 기독교의 붕괴에 대한 촉구이다. 이 두 요소는 자본주의를 지탱해주는 중요한 요소이며 사회 계급투쟁에 방해되기 때문에 반드시 붕괴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들에게 가족은 자본주의 계급 사회를 유지시키기 위해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제도이기 때문에 자본주의 사회가 붕괴되기 위해서는 가족이 붕괴되어야 하는 것이다. 또한 마르크스에게 있어서 종교는 “인민의 아편”(“헤겔의 법철학 강요”)과 같아서 계급 불균형 사회가 주는 고통을 잠시 없애주어 현실에 안주하여 투쟁의지를 포기하게 만들어 결과적으로 이러한 불균형한 사회 제도를 유지하도록 돕는다고 믿었기 때문에 계급혁명이 성공하려면 서구사회의 가치관의 근간을 제공하는 기독교는 필연적으로 사라져야 한다. 마르크스는 인류를 진보시킨다는 명목으로 인류를 지탱해준 기본 틀을 붕괴시키고자 함으로써 인류 역사상 엄청난 죽음과 희생, 고통과 좌절을 초래했다.

마르크스주의는 다른 철학사상들과는 달리 단지 사유로 끝나지 않고 실행에 옮겨졌으며 그 결과 20세기 초반에 러시아, 중국과 동부유럽에 엄청난 비극을 초래했고 이로 인해 맑시즘은 하향세를 타며 와해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억압적 사회구조에 대한 불만의 씨앗이 남은 상태에서 마르크스의 정신은 또 다른 형태로 진화하게 되는데 우리는 그것을 ‘네오 맑시즘’이라고 부른다.


네오 맑시즘(문화 맑시즘)과 후기구조주의

문화마르크시즘이라고도 불리는 네오 마르크시즘은 사회의 불균형한 구조를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사회 전반에 걸친 불균형에 주목했다. 네오 마르크시즘은 사회구조 역시 억압자와 피억압자의 대립으로 이해한다. 그러나 마르크스는 물리적이고 폭력적인 투쟁을 통해 사회구조적 변화를 꾀했다면 네오 맑시스트들은 장기적으로 기존의 전통 가치관에 대항하는 세계관과 신념들을 어느 한 지배집단이 문화 전반을 통해 지속적으로 세뇌시킴으로써 천천히 사회구조적인 변화를 꾀했다1). 그런 의미에서 문화 맑시즘이라고도 불린다. 20세기 초중반에 걸쳐 네오맑시즘은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는데 그 시기에 특히 주목할만한 이론이 바로 후기구조주의다. 후기구조주의는 네오맑시즘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고 볼 수는 없지만 맑시즘의 정신을 이어받아 같은 뿌리를 나누며 비슷한 시기에 진행되면서 상호 보완적 역할을 하며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쳤다.

20세기 초반 순수 언어학을 기반으로 한 구조주의에서 파생된 후기구조주의는 언어의 원리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하고자 한다. 즉 인간은 언어를 통해 사고하고 세상을 이해하기 때문에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에 내재된 규칙과 구조를 파악함으로써 인간의 사고체계를 판단하고 이해할 수 있다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이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지식 체계는 자의적이고, 관계적이며, 유동적이고, 불안정한 언어구조를 기반으로 형성되며 이로 인해 궁극적인 의미, 혹은 중심적인 진리에 도달할 수 없다. 즉 진리는 변화하고 상대적이기 때문에 서구사회가 그렇게 믿고 추구하던 절대적인 진리는 있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다. 또한 언어의 원리와 구조 중심적인 사고로 인하여 언어를 사용하고 전달하는 인간은 단지 언어가 발화될 수 있는 매개체일 뿐 의미 생성의 주체가 아니다. 이런 후기구조주의의 절대적 의미의 부재와 주체로서의 인간의 부재는 전통 서구의 철학사상의 근간을 뒤엎는 획기적인 사고의 전환을 가져왔는데 60년대 이후 사회 전반에 걸쳐 엄청난 영향을 끼치면서 70년대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게 된 포스트모더니즘적 사고의 기틀을 마련하였으며 90년대를 기점으로 젠더를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자리매김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하였다.

다음 논고에서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 후기구조주의 이론을 좀 더 자세히 살펴보고 후기구조주의와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여 역시 젠더 이론의 전초전 역할을 한 페미니즘도 간략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1) 어느 한 지배집단이 다른 집단을 상대로 문화,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걸쳐 행사하는 영향력을 헤게모니(hegemony) 라고 한다. 이 개념은 이탈리아 맑시스트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에 의해서 소개되었는데 그의 저서 『옥중수고』(Selection from the Prison Notebook)에 의하면 지배계급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교육, 종교, 사회기관, 미디어 등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피지배계급을 이념적으로 통제함으로써 그들의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보았다.

 



현숙경 교수

Texas A&M 영문학 석,박사 졸업. 침례신학대학원 실용영어학과 교수/ 학과장. 바른인권여성연합 연구소 세움 연구소장

서울특별시 서초구 남부순환로 333길 20, 4층 산지빌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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