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크레도는 진정한 인권을 지키기 위한 법을 연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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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BERTY

표현의 자유

사상과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출판하며, 집회와 결사에 참석할 수 있는 표현의 자유를 보호합니다 

양심의 자유

양심을 표명하도록 강요당하지 않을 자유,

양심에 반하는 행동을 강요받지 않을 자유,

양심에 따른 행동을 할 자유를 보호합니다.

종교의 자유

자신의 신앙을 외부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나, 외부에 표명할 것을 강제받지 않고,선교하며, 종교적 교육을 시킬수 있는 자유를 보호합니다.   

LIBERTY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입니다.

자유가 있기에 자신이 믿는 신념이나 믿음 안에서 누군가의 침해를 받지 않고 살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가진 권리로써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도록 우리나라의 법을 수호해야 합니다.

[7호] 북한인권, 통일 그리고 전환기 정의



1945년 38선으로 남과 북이 갈라진 이후 74년이 지났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38선을 잠정적인 것으로 생각하였고, 장기간 한반도가 분단 될 것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 같다. 유엔은 한국임시위원단을 설치하여 한반도 내에 단일한 정부를 수립하기 위한 총선거를 계획했지만, 舊소련과 북한의 김일성은 한반도 내에 공산국가를 세우기 위해 이를 거부했다. 결국, 모두가 아는 바와 같이 남쪽에는 대한민국이 건국되고, 북에는 공산주의 이념에 따른 체제가 들어섰다. 그리고, 북한의 김일성과 소련의 스탈린, 중국의 마오쩌둥은 한반도 전역의 공산화를 위해 대한민국을 침략하였으나 유엔을 비롯한 자유세계는 이를 성공적으로 막아냈다. 이에 대하여 지난 2005년 동국대 강정구 교수는 북한의 김일성이 대한민국을 침략한 전쟁을 소위 ‘통일전쟁’이라고 의미를 부여하여 큰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분단된 두개의 정치체제를 하나로 통합하기 위한 것이라는 면에서 김일성의 침략전쟁을 ‘통일전쟁’으로 부른 것인데, 이는 통일 그 자체를 목적으로 보고, 왜 통일을 이루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헌법적 당위성을 고려하지 않은데서 비롯된 잘못된 주장이다.

1948년 8월 15일 제정된 제헌헌법으로부터 현행헌법에 이르기 까지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의 영토를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규정해오고 있다. 또한 제4공화국 헌법에서 처음 삽입된 통일 조항은 현행헌법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는 것으로 명문화되었다.

통일조항과 영토조항을 종합해 보면 헌법은 대한민국 정부에 대하여 자유민주주의가 북한지역에까지 미치도록 하는 통일을 이루도록 하는 헌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요컨대, 우리 헌법은 대한민국 주도하에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통일을 이루어 북한지역의 주민들 역시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자유를 누리며 인권이 보장되는 삶을 살도록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조건적으로 통일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보장하는 체제로의 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이러한 헌법적 요구에 따른 통일을 실현함에 있어서 공산주의 이념에 기초하고 있는 북한체제와의 통일은 현실적으로 북한체제의 붕괴를 거쳐서 실현될 수 밖에 없다. 즉, 대한민국이 추구하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과 북한이 추구하는 공산주의 이념 혹은 김일성 일가에 대한 절대적 지위를 보장하는 체제로의 통일은 상호간에 어떠한 교집합도 없고 타협의 여지도 없기 때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통일은 곧 북한체제의 소멸을 의미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북한인권문제의 특징

지난 2014년 유엔북한인권조사위원회가 발표한 북한인권 COI보고서는 북한이 현존하는 거의 모든 종류의 인권규범을 조직적으로 위반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북한의 인권침해행위들을 ①사상, 표현 및 종교의 자유 침해, ② 북한당국이 지정한 계급(성분), 성별, 장애에 따른 차별, ③거주, 이전의 자유 침해, ④ 식량권 및 관련 생명권 침해, ⑤ 자의적 구금, 고문, 처형, 강제실종 및 정치범수용소, ⑥ 외국인 납치 및 강제실종, ⑦ 인도에 반하는 죄(crimes against humanity)로 분류하였다. 인도에 반하는 죄의 경우 정치범수용소 및 교화소 수용자, 기독교인, 탈북시도자를 대상으로 자행되고 있으며, 교화소 수용자라고 하여 정상국가에서 의미하는 정상적인 재판절차를 거친 수감자가 아니라 신앙생활이나 외국영화시청, 국제전화 사용 등 국제인권규범에 반하여 북한당국이 금지한 행위가 발각되어 수감된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뿐만 아니라 북한은 정책적으로 6.25전쟁 기간부터 현재까지 우리국민들을 비롯한 외국인에 대한 납치를 자행하여 국제법상 인도에 반하는 죄의 하나인 강제실종범죄를 저지르고 있다고 유엔 COI 보고서는 밝히고 있다.

유엔 COI보고서는 북한은 공산주의 이념에 기반하고 있으면서도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권력의 3대 세습이 이루어지는 “왕조”(Dynasty)체제임을 밝히고 있다. 또한 유일사상10대원칙이라는 지도이념은 지도자인 김일성에게 신적 지위를 부여하고 그의 자녀들과 가족들에게도 특별한 권위를 부여하여 유사종교적 성질까지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북한이 조직적으로 자행하는 심각한 수준의 인권유린행위들은 이러한 김일성 일가의 통치권력을 수호하기 위한 수단의 일종으로 모든 국가기구가 동원되어 자행되고 있다. 즉, 김일성 일가의 통치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전 주민에 대하여 사상, 표현, 종교적 자유를 박탈하고 조직적인 교육을 통해 김일성 일가에 대한 절대적 숭배의식을 주입하고, 물리적인 이동을 금지하는 방식으로 사회를 통제하고 사회 전체를 외부세계로부터 거의 완전하게 격리하여 내외부정보를 통제하고 오직 당국이 유도하는 방향으로만 생각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김일성 일가를 제외하고 전제주민들을 ‘성분’이라는 이름의 계급으로 구분하여 핵심계층, 기본계층, 적대계층 및 51개 세부계층으로 분류하고 이를 기준으로 식량, 직업, 거주지, 교육 등 삶의 모든 영역에서 차별적으로 대우하는 방식으로 주민들을 통제하고 있다. 이러한 북한당국의 통제 속에서 주민들은 계급에 따른 차별이 심리적으로 내재화되어 인간적인 존엄성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없게 된다. 결론적으로 북한인권문제는 북한체제의 본질적 성격과 결부되어 북한체제는 대규모 인권범죄를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고, 북한체제가 곧 인권범죄의 원인이자 목적이 된다고 해도 무리가 없다.

북한인권문제와 함께 결부되어 통일 이후 정리가 필요한 사안은 전쟁범죄 문제이다. 1953년 체결된 휴전협정은 관련 국제법 규범을 기준으로 볼 때 그 명칭과 내용, 협정 체결 이후 장기간 휴전체제가 유지되고 있다는 점에서 6.25전쟁을 종료시킨 효과를 가지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쟁책임과 전후배상문제는 물론이고 전시 및 전후 민간인 납북자 문제와 국군포로 미송환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있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사안이다. 또한 북한은 휴전협정 체결 이후에도 테러를 비롯한 무력도발행위를 자행하여 휴전협정과 국제법을 위반한 바 있다. 이러한 문제들은 표면적으로 인권유린행위들과는 성격이 다른 사안이지만 북한당국이 주민들에 대하여 자행하는 인권유린행위들과 동일한 맥락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당한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6.25전쟁과 관련된 문제를 포함한 북한인권문제는 거의 70여년에 걸쳐 북한주민과 한국인 그리고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자행되어 온 사안이고, 전쟁범죄와 평시의 인권유인행위에 이르기까지 매우 광범위한 범위에 걸쳐 있는 것으로 특징지을 수 있다.

 

전환기 정의 개요

통일 이후 우리가 이러한 복잡한 북한인권문제를 다루기 위하여 반드시 검토해야 할 개념이 바로 ‘전환기 정의’(transitional justice)이다. 전환기 정의란 전체주의나 공산주의 체제와 같은 억압적인 체제에서 자유와 민주주의가 보장되는 체제로 전환이 이루어진 이후 이전 체제하에서 체제유지를 목적으로 자행된 인권유린행위들을 청산하는 과정으로 요약할 수 있다. 유엔은 전환기 정의를 “체계적이고 거대한 규모의 인권유린에 대한 접근방법으로써 인권유린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인권유린의 원인이 되는 체제나 무력충돌상황 등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전환기 정의 개념은 1970년대와 80년대 권위주의 정부를 거친 남미각국과 냉전 이후 체제전환을 이룬 동유럽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전의 체제 아래서 발생한 인권범죄를 청산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 또한 90년대에는 아프리카와 발칸지역에서 종교와 민족주의로 인한 내전 중 발생한 인권유린, 전쟁범죄 청산과정에서 전환기 정의 개념은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에 대한 배상을 넘어서서 새롭게 수립된 체제의 정치적 안정과 사회통합을 이루기 위한 기능이 강조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목적에 따라 전환기 정의 매커니즘을 실행하는데 있어서 유엔은 10가지의 지침을 제시하고 있는데, 핵심적인 내용은 ⅰ)법치주의를 비롯한 국제적 기준과 규범에 부합해야 한다는 점, ⅱ)각국이 가진 정치적 환경과 맥락에 맞게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 ⅲ)각각의 전환기 정의 매커니즘들이 적절히 통합되어 유기적으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 ⅳ)아동과 여성에 대한 배려와 피해자를 중심으로 실행되어야 한다는 점 등이다. 이러한 전제를 바탕으로 정부는 가해자에 대한 처벌, 진상조사, 피해배상, 재발방지를 위한 정부개혁조치를 실행하여 과거의 인권범죄를 정리하게 된다. 


가해자 처벌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전환기 정의 조치 중 가장 핵심적인 조치이다. 가해자에 대한 처벌은 재판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위에서 언급한 것 처럼 재판절차는 국제인권규범이 보장되는 적법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 규정된 자의적 체포금지, 체포이유를 통보 받을 권리, 무죄추정의 원리,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 불리한 진술이나 자백을 강요 받지 않을 권리, 죄형법정주의 원칙 등이 보장되어야 한다. 국가차원에서 자행되는 대규모 인권유린행위의 가해자를 국제재판소에서 처벌할 때 그 처벌근거가 되는 범죄는 제노사이드와 인도에 반하는 죄이다. 국제법을 근거로 하여 대규모 인권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기구는 상설기구인 국제형사재판소(ICC)와 개별 상황을 다루기 위해 임시적으로 설치된 구유고 국제형사재판소(ICTY), 르완다 국제형사재판소(ICTR)과 같은 임시재판소(ad hoc tribunal)가 있다. 또한 사안에 따라 유엔과 사건이 발생한 국가가 공동으로 설치하여 운영하는 혼합형 재판소(hybridtribunal)도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시에라리온 특별재판소(SCSL)와 캄보디아 특별재판부(ECCC)이다. ICC를 제외한 재판소들은 해당 사안에 따라 처벌의 대상이 되는 인적관할과 처벌대상범죄가 조금씩 상이하다. 혼합형 재판소의 경우 유엔이 설립과정에 개입하는 방식, 사건발생국 인력과 외국인 인력의 비율 등에 따라 그 형태가 달라진다. 중요한 점은 인권범죄의 양상과 사건발생국가의 내부적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그 형태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전환기 정의적 관점에서 가해자 처벌은 응보적 정의를 이루는 수단이 된다. 뿐만 아니라 체제 전환 이후 인권범죄의 피해자이자 규범의 수범자에 불과했던 사람들에게 법치와 법 앞의 평등이 무엇인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주는 교육적 기능을 할 수 있다. 즉, 최고권력자였던 사람 역시 법의 심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으며 그 역시 공정한 재판절차를 통해 행위에 따른 처벌을 받는 것은 민주주의 체제로의 전환 이후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와 법치를 가르쳐주는 살아있는 교과서의 역할을 할 수 도 있다.

유엔 COI보고서는 북한이 인도에 반하는 죄를 자행하고 있다는 적시하고 있고, 이것이 북한체제의 본질적 성격과 관련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도에 반하는 죄가 북한의 주요 국가기관들에 의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자행되고 있다는 점을 밝히면서, 북한의 최고위층에서 승인된 정책에 따라 반인도 범죄가 저질러지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에 따라 유엔 COI보고서는 이러한 인권범죄의 책임자들을 처벌하기 위한 조치로써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안과 구유고 국제형사재판소(ICTY)와 같은 임시국제형사재판소를 설치하는 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ICC에 사건을 회부하는 안은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으로 인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문턱을 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존재한다.

ECCC와 같은 혼합형 재판소 모델은 국제사회와 한국이 공동으로 재판소의 설치와 운영에 참여하여 북한 인권범죄 가해자를 처벌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다. 특히 이 안은 국제법상 국가로 인정되는 북한체제가 붕괴된 이후 국제문제화 된 북한인권문제를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당사국인 한국과 함께 다룰 수 있는 모델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있다. 하지만 혼합형 재판소 모델이 성공하기 위한 가장 결정적인 조건인 재판의 독립성이 확보될 지 여부가 우려된다. 북한문제에 관한 한국 내부의 첨예한 정치적 대립에 비추어 경우에 따라 당사국이라 할 수 있는 한국이 인권범죄 가해자 처벌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북한을 추종하는 위헌정당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사례와 북한인권문제에 침묵하는 국내 좌파진영의 태도를 보면, 통일 이후 사회 통합을 명목으로 북한인권범죄 책임자 처벌에 매우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며 재판에 개입을 시도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실제로 ECCC의 경우 당사국인 캄보디아 정부의 정치적 개입으로 인해 그 효율성과 성공 여부가 의심되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북한인권문제에 있어서 혼합형 재판소 모델은 적합한 모델이 아닐 것이다. 남는 옵션은 임시국제재판소 모델인데, 이 역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문턱을 넘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유엔 COI보고서가 제안한 것 처럼 안보리가 아닌 유엔총회를 거쳐 임시재판소의 설치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유력하게 검토할 만 하다.



진상조사

전환기 정의 매커니즘의 또 다른 조치는 진상조사이다. 진상조사는 전환기 정의의 목적 중 회복적 정의를 이루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진상조사는 말 그대로 과거 발생했던 인권유린사태에 대한 진상규명을 하는 것인데, 가해자에 대한 재판절차 과정에서 사실관계를 확정하는 것과는 달리 진상조사는 인권유린사태 전반의 진실과 사건이 발생하게 된 맥락과 원인 등을 종합적으로 파악하는 활동이다. 이러한 진상규명활동의 결과는 인권유린사태의 피해자들에 대한 금전적 배상, 복권조치, 추모사업(시설건립) 등과 같은 회복적 정의 실현의 중요한 근거가 된다. 진상조사활동이 가지는 또 다른 기능은 전환기 이후 사회통합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진상조사활동 과정에서 가해자들이 진실을 밝히도록 유도하고 동시에 자신의 행위에 대한 진정한 반성과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를 통해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화해를 촉진하여 전환기 이후 사회적 통합을 이루어 민주주의 체제를 더욱 공고히 다지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진상조사활동을 담당하는 독립기구를 ‘진실화해위원회’로 부르기도 한다. 진상조사활동은 또한 형사처벌의 대체적 기능을 할 수도 있다.

사안에 따라 인권범죄가 발생한지 지나치게 오랜 시간이 지나 가해자들이 사망하여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 형사처벌의 대안으로써 진상조사활동이 진행될 수 있다. 북한인권문제에 있어서 진상조사는 매우 광범위한 사안들을 다루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인권문제는 북한체제 자체가 원인이 된다는 점에서 북한체제가 수립된 1948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자행되어 온 인권유린행위들은 대부분 진상조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특히, 많은 사안들에 있어서 가해자 처벌과 진상조사가 병행되어야 하지만 가해자 처벌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진상조사활동의 중요성이 더욱 클 것으로 생각된다. 정치범수용소에 관한 사안, 90년대 말 대량아사사태에 관한 사안, 외국인 및 한국국민의 납치, 강제실종에 관한 사안, 6.25전쟁의 발발과 전쟁 과정에서의 북한군에 의한 민간인 학살사건 등은 중요한 진상규명의 대상이다.


 

피해배상

전환기 정의 매커니즘의 하나인 피해배상은 피해자들에 대하여 보다 직접적인 보상을 하여 회복적 정의를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대규모 인권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은 원상회복, 금전적 배상, 재활지원, 만족조치(satisfaction), 재발방지의 보장으로 구분되는데, 유엔은 인권범죄 피해의 유형으로써 국제인권법과 국제인도법의 중대한 위반으로 인해 발생하는 신체적, 정신적 피해, 심리적 고통, 경제적 손실, 기본권의 침해를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피해사실에 대하여 피해자는 그가 당한 피해에 비례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다. 피해배상의 주체에 대하여 주의할 점은 인권범죄의 가해자 처벌과 달리 피해배상의 주체는 국가를 포함한다는 점이다. 즉, 피해배상에 관한 유엔 가이드라인은 대규모 인권범죄가 국가적 차원에서 자행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국가가 배상책임을 가지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가만이 배상의 주체가 되는 것은 아니고 인권범죄에 대하여 책임을 가진 개인과 법인 역시 배상의 주체가 될 수 있다. 또한 피해배상의 객체는 직접적인 피해 당사자 뿐 아니라 피해 당사자의 가족 등 간접적으로 피해를 입은 사람들도 피해자로서 배상의 권리를 가진다. 대규모 인권범죄는 그 대상이 다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피해자 역시 다수이기 때문에 개별적인 배상보다는 집단적인 배상과 비금전적 배상의 비중이 더 클 수 있다. 즉, 금전적 배상의 경우에도 집단적 차원에서 사회부조의 형태로 배상이 이루어질 수 있고, 비금전적 형태의 배상으로써 권리의 회복이나 과거의 체제불법에 의한 판결의 무효화, 가해자의 사실인정과 사죄와 같은 형식의 배상, 기념시설, 추모사업과 같은 형식의 배상의 비중이 클 수 있다. 특히, 배상의 한 형태로써 재발방지의 보장은 군대, 보안기관 등에 대한 민간통제의 확립,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재판절차 확립, 공무원 등 국가기관, 공공기관 종사자들에 대한 재교육 등이 있다. 이것은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의 일종이면서도 동시에 전환기 정의조치의 일환으로써 수행되는 정부개혁에 해당하기도 한다.

통일 이후 북한인권유린에 대한 피해배상조치는 매우 난해한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한체제의 특성상 북한의 인권범죄 피해자는 상당할 것이고, 각 사안별로 일정한 기준 혹은 피해정도에 따라 피해대상자를 적절한 선으로 한정한다 할 경우 불가피하게 피해자임에도 배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도 나타날 수 있다. 이는 원칙에 부합하지 못하므로 지양해야 한다. 무엇보다 큰 문제는 배상의 주체와 배상의 재원이다. 배상의 주체는 인권범죄를 자행한 국가 즉, 북한당국과 북한 당국의 최고수뇌부 개인에게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전환기 정의조치의 전제조건으로써 북한체제의 소멸을 가정한다면 북한당국은 그 실체가 없기 때문에 더 이상 배상의 주체가 될 수 없고 남는 것은 북한체제의 최고위층 인사들일 것이다. 그러나 이들에게 인권범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 재원을 확보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 마지막으로 남는 가능성은 대한민국 헌법 제3조 영토조항에 근거하여 북한주민들 역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전제 하에 대한민국 정부가 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인데, 이것은 국내적으로 상당한 논란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현실화에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북한인권문제와 배상책임에 관하여 상당한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인권문제 해결에 있어서 전환기 정의가 가지는 의미

북한인권문제는 과거 전체주의, 공산주의 체제에서 발생했던 대규모 인권범죄와 비교해 볼 때 발생기간과 규모, 인권유린행위의 유형에 있어서 가장 잔혹하고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또한 북한체제의 본질적 성격으로부터 인권범죄가 자행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내부적인 변화의 가능성을 예상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이러한 심각성과 복잡성을 지닌 북한인권문제 청산의 도구로써 전환기 정의가 가지는 의미는 작지 않다. 단순히 대규모 인권유린사태의 정리와 해결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통일된 대한민국이 한반도 북부지역에서 자유와 민주주의적 질서를 견고하게 안착 시킬 수 있는 중요한 기재로 작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환기 정의가 의미를 가진다. 즉, 전환기 정의 매커니즘을 통해 북한주민들에게 민주주의와 법치, 자유와 평등을 교육하고, 인권범죄의 가해자 집단과 피해자 집단의 갈등을 예방하여 사회적 통합과 안정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전환기 정의는 북한주민들에게 그들이 통일된 국가의 시민이자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가진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통일된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국가 혹은 다른 개인으로부터 자신의 권리와 존엄성을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확신을 주어 북한주민들이 새로운 체제에서 심리적으로 정착하도록 촉진하여 사회적 분위기를 안정시킬 수 있다. 결국 전환기 정의는 사회적 통합과 안정을 확보하여 통일된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성공적으로 세워 나가도록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강경모 미국변호사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 재직하였고 250여 편의 논물을 저술하여 '국제신경정신약물학회 선구자상'을 받았다. 대한정신약물학회장,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초대 이사장, 서울 은평병원장을 역임하였고, 현재 한국성과학연구협회 회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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