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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호] 한성옥 모자 아사 사건이 대한민국 탈북민 정책에 던진 메시지와 그 개선방향


2019년 7월, 대한민국 수도 서울에서 아사한 변사체 두 구가 발견되다

2019년 7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거주하던 북한이탈주민(이하, ‘탈북민’이라고 함)여성 한성옥씨(당시 42세)와 아들 김동진군(당시 6세)이 죽은 지 두 달 만에 부패된 시체로 발견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이 발견된 13평 임대아파트(은천동 주민센터 관할)에는 냉장고에 고춧가루만이 남아 있었고, 수도요금장기 미납으로 단수 조치되어 식수조차 나오지 않았다고 한다. 한씨는 건강보험료를 17개월간 미납하였고, 임대 아파트는 보증금 547만원에 월세가 9만원이었으나 월세와 공과금을 1년 가까이 밀린 상태였다. 2019년 7월 31일 수도 검침원이 관리사무소에 이상한 냄새를 알리면서 사망한지 두 달가량 지난 부패한 모자의 시신이 세상 밖으로 드러났다.



한씨는 2019년 5월 13일 마지막으로 3,858원을 출금하여 통장 잔액이 0원 이었고, 경찰은 5월 말 모자가 숨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는 외부 침입이나 타살 내지 자살 흔적이 없었고, 단수 조치된 집 안에 먹을 것이라곤 전혀 없어 굶주림을 피해 사선을 넘은 탈북 모자가 결국 대한민국 수도 서울 한복판에서 굶어 죽었다는 정황이 너무도 다분했다. 언론의 보도를 통해 세상으로 드러난 탈북 모자의 충격적인 죽음을 접한 많은 탈북민을 포함한 국민들에게 충격을 안겨줬다. 외신들도 이를 집중 보도하며 대북정책 기조에 따라 달라지는 탈북민 지원사업 문제를 수면 위에 떠올리며 국내외적으로 큰 파장을 남겼다.



한씨는 왜 복지사각지대에 놓이게 되었나

대다수의 탈북민 여성들이 그렇듯이, 한씨 역시 탈북과정에서 브로커에게 인신매매를 당해 강제결혼을 하고 이후 아들을 출산했다. 2009년 한씨는 혼자서 태국을 거쳐 한국에 입국하여 하나원에서 나오자마자 중장비 자동차 운전자격증, 제과제빵 자격증을 따서 곧바로 취업하여 10개월 만에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서 벗어났을 정도로 적극적 생활 의지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한씨는 2012년 중국에 있는 아들이 보고 싶어 중국인 남편과 아들을 한국으로 초청하여, 조선소에 취업한 남편을 따라 통영과 창원에서 함께 거주하였지만, 2017년 조선업이 하강기에 빠지면서 남편이 실직하자 음주와 가정폭력에 시달렸다고 한다. 이때까지 만해도 한씨는 하나원 133기 동기들과도 자주 연락을 하였는데, 결국 남편의 제안으로 둘째 아이(김동진군)를 임신한 채로 중국으로 돌아갔다. 안타깝게도 아이가 남편의 폭행으로 뇌전증(간질) 장애를 가지고 태어났고, 2018년 9월 한씨는 남편과 더 이상 살 수 없어 이혼하고 큰아들을 중국에 남기고 김동진 군만 데리고 한국에 재입국하였다.


한씨는 2018년 10월 처음 정착하였던 서울 관악구 봉천동 임대아파트로 돌아와 0세부터 5세까지 받을 수 있는 아동수당 10만원과 아이를 집에서 키울 경우 받게 되는 양육수당 1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한씨는 처음 한국에 입국하였을 때와는 달리 뇌전증을 앓는 아이로 인해 취직을 할 수 없었고 장애 아이를 봐주겠다는 마땅한 사람이 없어 점차 삶의 의지를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 잘나갔던 한씨였기에 밖에 외출할 때는 모자를 눌러쓰고 다녔고, 탈북민 동기들과도 왕래가 없었다고 한다.

 

그런데, 2019년 3월부터는 동진이가 6세가 되면서 그동안 받아온 아동수당 10만원 마저 끊겨, 보육수당 월 10만원이 한씨의 수입의 전부가 되어 형편이 더욱 어려워졌지만, 은천동 주민센터는 한씨를 기초 수급자로 인정하지 않았다. 한씨는 2018년 12월 17일 또다시 주민 센터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동진이 때문에 제대로 외출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한씨에게 가족등록부상 여전히 남편과 혼인 중에 있으니, 중국에서 이혼확인서를 받아오라고 했다고 한다. 사건이후 보건복지부의 조사에 따르면 한씨가 주민 센터를 다시 찾아 도움을 요청한 데에 대하여 담당공무원들은 “당시 다른 업무로 바빴다”라고만 답변하며 한씨를 기초수급자로 선정하지 않은 이유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고 한다.

 

한편, 주민센터에서 한씨의 사망 한 달 전인 2019년 4월 양육수당 가정 방문상담의 일환으로 한씨 집을 찾아간 적도 있었지만, 아무도 집에 없어 현관문에 연락 달라는 안내문을 붙이고 돌아왔을 뿐 한 번 더 찾아가는 등 후속 조처는 하지 않았다.

 

 


 

탈북자들이 한씨 모자의 죽음 앞에 분노한 까닭

한씨 모자의 죽음을 신문보도를 통해 접하게 된 탈북민들이 느낀 충격과 문재인 정권에 대하여 느낀 환멸과 분노는 매우 컸다. 2019년 8월 14일 오전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 NK지식인연대 김흥광 대표, 북한민주화위원회 허광일 위원장 및 자유북한방송 기자 5명은 급히 국회 정론관에서 공동대책을 취하겠다는 기자회견을 갖고 ‘고 한성옥 모자 사인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비상대책 위원회’를 조직하였다. 같은 날 저녁 이들은 북한인권 및 애국단체들과 함께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씨 모자를 위한 분향소 천막을 설치했다.또한 2019년 8월 18일 20여개의 북한인권 탈북자단체가 연대하여 비대위를 확대개편하여 한씨모자 사인 규명, 탈북민 지원체계의 개선, 남북하나재단 경영자들의 사퇴를 요구하는 탈북민 집회와 1인 시위 및 단식농성을 벌였다. 


그런데, 서울관악경찰서가 한씨 모자의 사인에 대하여 2019년 8월 23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사인 불명'으로 나왔다고 밝히자 이들은 강하게 반발하였다. 허광일 비대위원장은 "질병이나 자살도 타살 흔적도 없었고, 두 달 째 단수조치 된 마지막 발견 현장에서 고춧가루 한줌과 잔액이 0원인 통장만 남기고 죽어 굶어 죽은 정황이 명확한데 ‘사인 불명’이라니 정부가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회피하고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공식적으로 아사라고 발표를 못하는 게 아니냐"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여기에 통일부 산하 남북하나재단이 한씨 모자의 장례를 ‘무연고 사망자 장례 및 유골 안치’로 처리하자고 제안하였으나, 비대위는 ‘아사 탈북민 고 한성옥 모자 추모 장례위원회(탈북모자장례위)’를 출범시켜 2019. 9. 21. 시민애도장으로 장례를 진행했다. 그런데 2019. 11. 2. 문재인 정부가 귀순의사를 표명한 탈북민 2명을 5일 만에 제대로 된 조사 없이 중대범죄자라고 결론지어 두 눈을 안대로 가려 판문점을 통해 강제 북송하자는 사건이 발생하자, 탈북민들의 문재인 정권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한씨와 직접 알고 지낸 사이는 아니지만 다이어트에 열심을 내고 음식물 쓰레기가 넘쳐나는 한국에서 아사했다는 모자의 소식을 듣고 저마다 가진 슬픔과 탈북민 정책에 대한 분노가 폭발한 탈북민들이 광화문으로 모여들었고, 수많은 시민들이 분향단에 먹을 것을 쌓아주고 모자의 안타까운 죽음에 애도를 표했지만, '사람이 먼저'라며 인권을 외쳐온 통일부 장관을 비롯한 문재인 정부 관계자들은 끝내 아무도 광화문 분향소에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한씨모자와 같은 탈북민이 받을 수 있는 현행 복지 제도는 무엇이 있나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 입국시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 머물며 12주 동안 사회적응 교육을 받은 뒤 취직, 주민등록, 임대주택 알선, 정착지원금 등을 제공받지만 혜택을 받는 기간은 5년에 불과하다. 탈북한지 10년이 넘는 한씨의 경우 더 이상 정착지원대상에 해당되지 않았고, 보호기간 이후라도 요청시 기간연장이 가능하지만 한씨는 이러한 안내를 받지 못했는지 탈북민 정착지원 체계 내에서 받을 수 있는 혜택조차 다 받지 못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직접 주민들을 만나 사각지대를 발굴하는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사업을 진행해 왔고, 보건복지부도 2018년부터 사회보장정보시스템에 건보료 및 공공주택 임대료 체납정보 등을 수집하여 위기가구를 선별하는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씨를 담당했던 서울 관악구는 지하방과 옥탑방 3만여 가구를 전수조사하고 주민등록 재등록자 1,700여 가구 전수조사 등을 추진하여 독보적으로 복지사각 계층을 발굴했다는 이유로 2018년 12월 보건복지부 복지사업평가에서 선정된 ‘찾아가는 보건 복지서비스 제공분야’ 우수구청이었다. 이 당시 관악 구청장은 “주민과 직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우리 주변의 이웃들을 한 명 한 명 마음으로 돌본 결과”라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전수조사 중심의 현행 복지제도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기초수급자 신청을 하려면 신분확인 서류, 가족관계해체사유서, 부양의무자를 포함한 금융정보제공 동의서를 필수적으로 읍면동 주민센터에 제출해야 하며, 시군구 통합조사관리팀이 소득·재산조사 및 방문조사를 진행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서류와 증빙을 요구 받게 되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력이 높지도 않은 탈북민의 경우 주변 도움이 없이는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신청을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담당 공무원이 한씨의 형편을 이해하고 세심하게 도왔다면 한씨는 한부모가정, 기초수급자, 긴급복지지원제도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지만, 관악구청 사회복지과 직원은 물론 신변보호담당자 마저도 전화가 끊긴 한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한씨는 무관심 속에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여 결국 비참한 죽음에 이르게 되었다.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에 따라 좌우되는 탈북민 지원 정책

현재의 탈북민 지원 정책은 초기 정착 지원에 중점이 맞추어져 있다. 탈북자들은 한국에 처음 입국하면 북한이탈주민 정착지원사무소(하나원)에서 정착 교육을 받고, 정착 교육을 마치면 남북하나재단의 지원을 받는데, 이러한 탈북민 정착 지원 업무는 현재 모두 통일부 정착지원과 소관이다.


 

 그런데 통일부가 탈북민 지원 사업과 함께 통일‧대북정책 수립 및 북한 정세분석 업무를 담당하다보니, 정권이 바뀔 때 마다 대북기조에 따라 통일부 업무방향이 크게 좌우되고 탈북민 지원 사업까지도 이에 따라 크게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탈북민 정책이 일관되게 유지 될 수 없는 업무분장 및 권한 위임에 따른 근본적 문제가 있다.

  

실제로, 하나원 개소 20주년이었던 2019년 7월 8일, 통일부 장·차관 누구도 이날 열린 20주년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의 탈북자 정착 지원 업무에 대한 시각과 태도를 알 수 있는 단편적 일례이다.

  

또한, 김연철 통일부장관은 2019년 11월 18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당시 탈북민 2명의 강제북송에 대한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였고, 이에 강하게 항의하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박상학 대표와 충돌하자, “탈북자는 못 들어와”, “북한에서 왔어? 그게 자랑이야?”, “니들이 대한민국 국민이야? 니가 북한 놈이지 대한민국 국민이냐?”라며 고함을 치며 대한민국 헌법 제3조와 정면으로 배치되는 발언을 하여 이미 크게 이슈 된 바 있다.

  

급기야, 통일부는 2020년 6월 10일 북한이 대남 강경 기조를 보이며 비방한 위 탈북자 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과 큰샘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하여, 탈북민들의 표현의 자유에 정면 배치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대통령과 탈북민 정책을 관장하는 통일부 장관이 탈북민에 대한 무관심을 넘어서 적대적인 행보를 취하고 있다 보니, 탈북민 관련 사업을 집행하는 담당 공무원들은 눈치를 보며 업무를 소홀히 하거나 현상 유지에 그치는 정도로 처리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한편, 통일부의 대북 기조에 따른 탈북민 지원이나 북한인권 관련 예산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인권 실상을 기록하기 위한 북한인권재단의 지원예산을 2018년 108억원에서 2019년 100억원 삭감된 8억원으로 책정하고, 2020년에는 5억으로 삭감했다. 북한인권법이 설립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위 재단 출범을 이번 정권에서는 사실상 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탈북민 정착금은 2018년 584억원에서 2019년 411억원으로 대폭삭감하고, 2020년 393억원으로 또다시 삭감했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남북 철도·도로 협력 등 ‘평화경제’ 기반사업의 경우 남북협력기금 예산으로 새로이 편성되어, 통일부의 남북경협 인프라 구축 예산이 2019년 4,289억 원에서 2020년 4,890억 원으로 600억 원이나 늘어났고, 산림협력 예산은 2019년 1,137억 원에서 2020년 1,275억 원으로 증액되었다. 대북 식량지원 등 민생협력 사업 총 예산도 4,513억에서 4,650억 원으로 137억원 늘어났다.

 

나아가, 통일부는 2020년 6월 12일 3차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해 탈북민 정착지원금을 기존 393억 원에서 25%가 넘는 99억 8700만 원을 삭감하고, 탈북민 교육훈련 예산도 12억 9,200만원 줄였지만, 지난해 예산집행률이 13.6%에 불과하고 당장 회담이 열릴지도 미지수인 남북회담 추진 예산은 6.4%만 삭감했다. 북한인권 관련 예산은 꾸준하게 줄어들면서도 남북 경협 예산은 증액시키고 코로나 추경 속에서도 삭감하지 않는 통일부의 업무 우선순위가 어디에 있는지 분명하게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권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2018년 4월 27일 남북공동선언인 ‘판문점 선언’을 발표하며 북한과 대화의 국면으로 접어들었지만, 2019년부터 북한은 미국과 직접 대화하면서 한국과는 상대하지 않는 ‘통미봉남’(通美封南·미국과 실리적 통상외교를 지향하면서 남한 정부의 참여를 봉쇄하는, 핵협상에서 북한이 주로 보여 온 북한의 외교전략)전략을 펼치며 2019년 2월부터 대북통지문을 전달하는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소장회의에 불참했다. 3월에는 연락사무소 인력전체를 철수했다가 복귀하며 신형무기 개발과 시험발사를 강행했지만,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위해 통일부 관련 예산을 대폭 증액하며 남북 철도 연결 등 갖은 러브콜을 보냈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입에 담을 수 없는 온갖 막말과 비방을 들었을 뿐이며, 지난 2020년 6월 16일에는 결국 남북공동연락사무소을 폭파시켜 180억의 손실을 남겼다. 



통일부는 북한의 연락사무소 폭파 위협에도 폭파 직전까지 5,860만 원의 예산을 들여 연락사무소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남북공동선언을 통해 남북이 약속한 사항은 현재까지 결실을 본 것이 없고 오히려 북한이 최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을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공개 비난하며 남북 관계가 급속히 경색되고 있어 임기 후반으로 치닫는 문재인 정권의 대북정책은 사실상 실패했다고 평가될 여지가 매우 높다.

  

한편, 탈북민들은 이구동성으로 진보 정권이 들어올 때 마다 탈북민들이 ‘미운오리 새끼’로 취급되고 있으며, 특별히 문재인 정권이 들어오면서 탈북민 인권단체 지원 중단과 탈북민과 북한인권활동 지원 예산의 대폭 삭감 소식을 들으면서 느끼는 상실감과, 자신들이 인권 유린을 당했던 김정은을 상대로 대화와 협력을 강조하는 정부의 태도에 상당함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고 고백한다. 미국 국무부 ‘2018년 국가별 인권보고서’에서도 문재인 정부가 탈북자 단체에 대한 자금 지원 중단, 경찰의 탈북자 단체 방문 및 재정 정보 요청, 탈북자 단체 대북전단 살포 저지 등을 통해 탈북민들의 대북정책 비판을 막기 위해 온갖 압력을 가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간과해서 안 될 사실은 탈북자 정착 지원 업무가 기본적으로 복지정책에 해당하며, 남북하나재단의 사업 상당 부분이 복지성격의 지원 사업이라는 것이다. 통일부가 탈북자 지원 업무를 전담하고 있으면서도, 정권에 따라 탈북민에 대한 태도를 바꾸며 때로는 적대시하다 보면, 탈북민 복지 지원이 자연스레 추진 업무 순위에서 밀릴 수밖에 없으며, 통일부 눈에 띄지 않는 어려운 처지의 탈북자는 곧장 복지 사각지대로 몰릴 수밖에 없는 위험성도 높아지게 된다.




탈북민 복지가 이념과 정치에 좌우되지 않도록 현행 탈북민 지원 체계의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


한씨 모자의 비극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현행 탈북민 지원 체계가 개선되어야 함은 물론이며 탈북민 지원 정책이 이념과 정치에 따라 변하지 않도록 보편적 천부인권의 시각으로 바라봐야 한다.

 

또한 현재 탈북민들은 북한 전 지역, 전 계층에서 다양하게 이탈하고 있으며, 김씨 3대 독재 체제의 경험으로 한국의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학습이 떨어지고제3국을 거쳐 이동하는 과정에서 심리적 육체적으로 파괴되는 경험을 한다. 게다가 대부분의 탈북민들이 북한에 살아있는 가족들과 연락이 닿아 70-80%가 소통을 하고 있는 점에 주목하여 탈북민 정책을 다양한 각도에서 수행하여야 한다.

   


1. 통일부 전담 위주의 탈북민 정책을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하여 다른 전문부서로 이관하여야

현재 통일부의 탈북민 정책은 단기적이고 특수화되어 있다는 지적이 많다. 최근 통일부가 코로나로 인한 탈북민이 감소했다는 이유로 99억의 탈북민 지원 예산을 대폭 감축한 사실은 통일부가 얼마나 근시안적 시각으로 초기정착 정책만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또한,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북한과의 대화와 대북정책을 담당하는 통일부가 탈북민 정책을 정치와 이념과 분리하여 제대로 추진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탈북민들의 특수성을 강조해 사업별로 별도로 분리해서 관리 가능 하도록 다른 전문부서로 이관하여 이념과 정치로부터 독립시켜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시켜야 한다.

  

탈북민 복지의 경우 보건복지부로 이관시켜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들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고 이들을 위한 맞춤형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 기초수급신청 등의 경우 수많은 서류와 증빙을 요구 받게 되어, 한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학력이 높지도 않은 탈북민의 경우 주변 도움이 없이는 서류 준비에 어려움을 겪고 신청을 포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주 과정에서 여러 가지 폭력적인 상황을 경험하는 탈북 여성들의 경우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 조차 상당히 어려워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분석은 주의 깊게 들을 필요가 있다. 탈북민 출신의 수급신청 전문 상담가를 배치하여 기초수급자, 긴급복지제도, 한부모가정 지원신청을 하려는 탈북민들에게 그들의 문화와 언어로 친근하게 설명해주어 복지사각지대에 놓인 탈북민이 포기하지 않고 적극적인 구조요청을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2. 남북하나재단의 탈북민 직접고용 및 탈북민 멘토링 시스템을 도입을 통한 탈북민 네트워크 강화

현재 탈북민 지원업무를 담당하는 남북하나재단에 탈북민 직원이 없다보니, 북한체제에서 살아보지 못한 사람들에 의한 탁상 정책 입안 및 집행이 되기 쉽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탈북민들은 남북하나재단에 대한 친근감이 떨어져 쉽게 필요한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거나, 심지어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도 알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남북하나재단은 탈북민들과 대면하는 직원들의 일정 비율 이상을 한국에서 교육을 이수한 탈북민 출신으로 채워 이러한 거리감을 메꾸고, 이들을 통해 탈북민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소통하고, 인적 네트워크를 강화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또한, 탈북민을 상대로 탈북민 지도자 과정 내지 탈북민 상담 과정을 이수하게 하여 탈북민 프로그램에 직접 투입하여 탈북민들의 참여를 돕고 멘토링 할 수 있도록 하는 탈북민 대상 프로그램의 구조적 개편이 필요하다.

 

탈북민들이 남북하나재단에 속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탈북민들은 대한민국에서 이방인이 아니라는 소속감을 느끼게 되고, 노력만 하면 대한민국 사회에 얼마든지 진출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역할 모델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3. 탈북 여성 및 제3국 자녀들을 케어하는 세분화된 맞춤형 정책의 도입

탈북 여성 중 상당수는 탈북과정에서 성폭력을 당하거나, 브로커에게 인신매매를 당해 원하지 않은 아이를 출산하거나, 중국 공안에게 들켜 강제 낙태 당하고 있다. 한씨 역시도 대한민국 입국 이후 중국에 두고 온 아들이 눈에 밟혀 중국인 남편과 재결합하고 가정폭력으로 인한 이혼을 겪었는데, 이러한 아픔은 탈북 여성이 한국 사회에서 정착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현재 정부의 대책은 전무하다.

먼저, 외교부 차원에서 대한민국 국민에 해당하는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를 단속하고 보호해 줄 것을 중국에 요청하는 근본적인 노력이 필요하므로, 외교부에 재외동포 지원업무를 특화시켜 북한이탈주민 지원과를 신설하여 지속적으로 상황 모니터링하며 지원하여야 한다.

또한, 여성가족부에 북한 여성 문제를 전담하는 부서를 설치하여 탈북 여성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하여야 한다. 탈북 과정 중 성폭력, 인신매매, 가정폭력을 당한 여성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실태조사 및 심리상담 정책이 도입되어야 하는데, 여성가족부의 주요 업무 중 하나인 성매매 예방 및 피해자 보호 정책의 연장선에서 북한이탈여성 특별 전담부서를 만들어 전문적 케어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나아가, 탈북여성들은 대한민국 입국 이후 강제 결혼을 통해 출생한 중국에 남겨둔 자녀들도 이주시켜 함께 살아가는데, 이러한 제3국 출생자녀들에 대한 한국 국적 취득 간소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하며, 중국인 남편과 서류상 이혼하지 않았더라도 일정 요건을 갖추면 한부모가정으로 인정하여 보호하는 특별절차가 도입되어 한씨와 같은 비극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여야 하며, 제3국 출생자녀들이 제도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

 

4. 탈북민에 대한 인식 개선 및 남북 통합 주역인 탈북민 주도의 대북통일 정책의 변화 필요성

우리나라 국민들 중 상당수는 탈북민과의 교류가 부족하고, 탈북민에 대한 이해 역시 부족한데, 탈북민을 조선족 동포로 착각하거나 이들의 실패사례를 접하고 탈북민을 취약계층으로만 바라보는 경우가 많아, 3만 5천 명에 달하는 탈북민들의 좋은 성공 사례를 만들어 매체 등을 통해 알리는 인식개선의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남북 통합의 주역이 통일의 역군의 관점에서 이들을 바라보고 정책이 변화되어야 한다. 북한의 전 지역에서 이탈한 탈북민들의 70~80%는 현재 북한에 남아있는 형제들과 중국의 브로커를 통해 암암리에 연락을 주고 받으며 송금을 하고 있다. 남한에 살고 있는 가족이 없으면 북한에서 어렵게 살아갈 수밖에 없고, 탈북민들의 도움으로 장마당도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이 북한 민초들의 현실이다. 이러한 인도적 차원의 자금은 대북제재에서도 문제가 되지 않는데, 정부는 이러한 거래를 오히려 양성화 시켜 탈북민과 같은 민간인을 통한 북한 체제의 변화를 이룰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여야 한다.

또한, 실향민 차원의 이산가족 상봉에만 집착할 것이 아니라, 탈북민들과 북한에 남아있는 현재 진행형의 가족들에게도 서신거래를 허용하고 화상채팅을 할 수 있도록 하여 중국의 브로커들이 중간에서 이익을 착취하는 그동안의 음성적 연락구조를 개혁하여야 한다.

이렇게, 탈북민과 북한 주민과의 연락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고 자금송금을 양성화 시키게 되면 남한의 탈북민의 자활의지를 돕고 북한의 민주화를 앞당기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볼 수 있음에 착안하여 정부차원의 다양한 대북정책 방식이 논의되어야 한다.





한예정 변호사

서울시립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법학전문석사 학위를 취득하였다. 현재 법무법인 산지 변호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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